스토리 콩, 콩, 콩, 콩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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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을 볶아 먹을까?"
한 자루 가득 매입하여
다용도실에 보관해 둔
검은 서리테 콩을
만지작 거리며
강달퐁여사가
혼잣말로 속삭인다.
내심 고소한 콩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잔뜩 기대가 부풀어 오른다.
어린 시절
비오는 날,
어머니께서는
검은 가마솥을 이용해
커다란 나무주걱으로
휘휘 저으며
검은 서리테 콩을
볶아 주시곤 하셨다.
♥︎♥︎♥︎♥︎♥︎♥︎♥︎
잠시,
적막함 속에 시간이 흘렀다.
제법 시간이 흘렀음에도
강달퐁여사가 점령해 버린
주방쪽이 고요하다.
살짜기 일어나서
주방쪽을 바라 보니...
어라?
주방에서 콩을 볶아야할
강달퐁여사가
흔적없이 사라져 뿟다.
여기저기 기웃기웃...
그리고 잠시 후,
안방 드레스룸에서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강달퐁여사를 발견했는데...
"여보, 콩 안 볶아?" 하고 묻자,
"으응, 나중에 볶을려고..."
이럴 때,
강달퐁여사가 정말 밉다.
콩?
물 건너 가 뿟따.
♥︎♥︎♥︎♥︎♥︎♥︎♥︎
거실에 홀로 앉아
바보상자를 켜놓고
씨름을 하고 있는데,
강달퐁여사...
"시장에 가는데 같이 가실래요?" 한다.
마침 할 일도 그렇고,
하릴없이 앉아
TV나 쳐다보는 것이
좀 그렇기도 해서
'그러마' 하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콩을 못먹었으니
기분은 꽝이다.
♥︎♥︎♥︎♥︎♥︎♥︎♥︎
시장통에 비가 내린다.
추적 추적...
잔뜩 찌푸린 하늘과
비구름과 함께 밀려온 바람이
거리를 배회하기 시작한다.
내리는 빗방울들이
오전에 먹지 못한
콩이 되어 보인다.
콩, 콩, 콩...
♥︎♥︎♥︎♥︎♥︎♥︎♥︎
결국,
강달퐁여사의 운전기사가 되어
오후를 보내야 했다.
이제 강달퐁여사에게
내가 희생한 댓가를
받아 내어야 할 차례...
무엇을 해야 할까?
그렇다.
막걸리와 파전...
강달퐁여사를 반 협박?하여
파전에 막걸리를 먹기로 했다.
♥︎♥︎♥︎♥︎♥︎♥︎♥︎
막걸리...
비 오는 날은
막걸리를 마셔야 제격이다.
그것도 파전과 함께...
막걸리를 생각하니
기분은 짱이다.
그래,
그렇게 하자.
그래도 나는,
엄마 생각 간절케 하는
콩, 콩, 콩,
콩이 좋다.
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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