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별빛 흐르는 밤이면 떠오르는 내고향 배양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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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꿈에
고향을 보았습니다.
내가 뛰어 놀며
꿈을 키워 오던
잔디 푸르르고
야트막한 뒷동산입니다.
왕치, 때때기, 풀무치가
아이들과 함께
공존하던 곳이기도 했죠.
뒷동산 둥구나무에
청동빛 금둥구와 멧둥구가
여름 한 철 찾아드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습니다.
♥︎ ♥︎ ♥︎ ♥︎ ♥︎ ♥︎ ♥︎
달기장 초가지붕위에
하얗게 피어난 박꽃 사이로
소박하게 익어가던 박이 보이고,
그 아래
용마람 담장밑으로
향기품은 매화가
엄동의 눈속에서
활짝 꽃을 피웠습니다.
내가 태를 묻은
오래된 옛집
사립문도 보였습니다.
지긋이 밀면
마당을 쓸 듯
부드럽게 밀리며 열리던
싸릿대로 만들어진 사립문...
그리고
동무들의
정겹던 목소리도 들려 옵니다.
"상욱아~ 노올~자~"
아랫집 "선우"와
"민석이"가 부르던
정겨운 목소리가 들려 오기도 했습니다.
아련하지만,
'미경'이라는 여자아이도 있었습니다.
모두 일찍
고향을 떠나간
'죽마고우'들이었지요.
지금쯤 그들도 나처럼
그 시절을
그리워 하고 있을까요?
어디에 살든,
어떻게 살아가고 있든,
다시 한 번
보고픈 얼굴들이기도 합니다.
♥︎ ♥︎ ♥︎ ♥︎ ♥︎ ♥︎ ♥︎
큰 똑다리, 작은 똑다리...
웃똑다리, 아랫 똑다리...
웃동네 그리고 아랫동네...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애틋하고 정겨운 말씨들입니다.
어릴 적,
내고향 "배양골" 앞뜰에는
맑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큰 똑다리와 작은 똑다리가 있었고,
그 물길을 건널 수 있도록
큰 바위로 징검다리가 놓여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징검다리를 건너
지약골에서 배양골로
걸어 들어 오곤 했었는데...
그 때
그 시냇물을 건너는 징검다리가 있다해서
큰 냇물을 "큰 똑다리"라 불렀고,
동네앞 작은 냇물을
"작은 똑다리"라고 불렀었습니다.
'구짓골' 동헌이 있던 면소재지
5일장이 서는 날이면
어머니께서는
시장에서 구입한 물건을 이고지고
이 '똑다리'를 건너 오셨습니다.
우리 고향에선
'돌'을 '독'이라고 했었고,
'돌멩이'와 '자갈'을
'독자갈'이라고 했었습니다...
새로 만든 '신작로'에는
'독자갈'을 깔았었지요.
ㅎㅎ
♥︎ ♥︎ ♥︎ ♥︎ ♥︎ ♥︎ ♥︎
동네 "덕현이형"은
물고기를 잘 잡았습니다.
그리고
옆집 "정귀형"은 개구리를 잘 잡았고,
"두만이형"은 겨울철에 꿩을 잘 잡았었지요.
"일로형"네 논옆 냇가에서
물을 막고
검정고무신으로 물을 품어서
물고기를 잡던 추억...
추억속에 남아있는
이 분들 중 세분은
이미 고인이 되셨더군요.
♥︎ ♥︎ ♥︎ ♥︎ ♥︎ ♥︎ ♥︎
내곁을 스쳐 지나간
이 세상 모든 인연들이
생각사록 가슴 짠해지게 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모든 걸 잊고 살아 왔는데,
이제야
삶의 회한에 눈물 적실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돌아 왔나 봅니다.
죽마고우가
이제야 생각 나는 것도
그러한 이유가 아닐런지요.
지난 세월 있었던
이런저런 사연들이
꿈속의 일처럼
부드럽게 녹아 들기도 합니다.
삶에서 비롯된 응어리를
이제는 풀어내어야 할 것 같은데...
그것이 아직도 쉽지 않음은
언젠가는 내려 놓아야 할
쌓인 여한이 아직도
참 많이 남아있는 것이겠지요...
♥︎ ♥︎ ♥︎ ♥︎ ♥︎ ♥︎ ♥︎
어쨌든
기억에도 아련한 옛추억을 돌이켜 보며
아련한 고향생각에 젖어 봅니다.
그시절
모든 추억들이
한꺼번에
머릿속에 파노라마처럼 흐르네요.
아련한 기억속에
애틋한 그리움으로 다가서는
내고향 배양골...
좋다.
고향생각...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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